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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노필터 독후감 - 인스타그램의 창업스토리

by GISGeeks 2025.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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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필터 인스타그램스토리

 

사진 앱 하나가 세상을 바꾸기까지

『노필터』는 단순한 IT 업계 성공신화나 스타트업 전기와는 결이 다릅니다. 이 책은 인스타그램이라는 하나의 앱이 어떻게 전 세계인의 일상을 바꿔놓았는지, 그리고 그 뒤에 숨어 있던 창업자들의 고민과 긴장, 페이스북 인수 후의 갈등까지 생생하게 담고 있습니다. 저자는 뉴욕타임즈 기자 출신인 사라 프라이어(Sarah Frier)로, 방대한 취재와 내부 인터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그만큼 입체적이고 리얼한 시선이 인상 깊었습니다.

책의 초반은 인스타그램의 공동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과 마이크 크리거의 첫 만남부터 시작됩니다. 그들이 왜 ‘필터’를 중심에 둔 사진 공유 앱을 만들게 되었는지, 그리고 초반 유저층이 어떻게 확장되었는지를 읽다 보면, 창업 스토리 이상의 브랜드 철학제품 철학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심플함’과 ‘정제된 미감’을 포기하지 않으려 했던 창업자의 고집이 얼마나 큰 차별화 요소가 되었는지 다시금 느끼게 되더라고요.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분들뿐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서비스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께도 이 부분은 흥미롭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페이스북과의 인수, 그리고 철학의 충돌

책의 중반부는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에 인수된 이후의 이야기로 전개됩니다. 이 부분이 『노필터』라는 제목의 의미를 가장 강하게 보여주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인스타그램은 ‘광고보다 사용자 경험’, ‘속도보다 진정성’을 강조해 온 팀이었지만,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는 더 큰 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한 전략적 개입을 점점 늘려가기 시작합니다.

특히 두 조직 사이의 가치관 충돌, 그리고 창업자들이 느끼는 피로감과 내부 균열은, 단순히 회사를 ‘잘 키우는 법’ 이상의 문제라는 걸 보여줍니다. 케빈과 마이크는 끊임없이 페이스북과의 거리 두기를 시도하고, 사용자 중심의 운영 철학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결국 비즈니스의 방향과 철학이 충돌하는 순간들이 반복되면서, 그들은 회사를 떠나게 되죠. 이 과정이 감정적으로 과장되지 않고, 팩트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오히려 더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단순히 ‘성공’이라는 단어 뒤에는 수많은 갈등과 타협, 때로는 포기가 뒤따른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회사의 방향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일’의 방향을 지켜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했습니다.

 

창업자 정신, 그리고 우리에게 남는 질문들

『노필터』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가장 오래 남았던 감정은 ‘존경’이었습니다. 단지 유능한 앱 개발자가 아니라, ‘어떻게 일할 것인가’라는 철학을 끝까지 고민한 창업자의 자세에 깊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케빈 시스트롬과 마이크 크리거는 끝까지 제품의 본질과 사용자 중심의 가치를 지키려 했고, 결국 그 선택은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이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앱 중 하나가 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책은 인스타그램의 성공과 실패를 단순히 숫자나 외형으로 분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조직 안에서 브랜드 철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어떤 리더십이 진짜 지속 가능한 플랫폼을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케팅, 브랜딩, 혹은 조직문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도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내가 하는 일이 왜 중요한가, 지금 내가 만드는 것은 어떤 가치를 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뿐 아니라, 자신의 일에 애정을 갖고 싶어 하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깊은 통찰을 전해주는 책이었습니다.

 

필터 없는 인스타그램의 창업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좋은 책으로 추천합니다.